어릴 때부터 맞벌이 부모님 밑에서 자라와서 그런지 밥을 차려 먹는다는게 낮설지 않고 익숙했다.
대학시절을 상경해서 홀로 자취생활을 7여년 하면서 왠만한 간단한 요리들은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사실 자취생활을 할때는 요리하는걸 즐기진 않았다'
그 시절엔 집에서 뭔가를 해먹기보단 밖에서 술먹고 노는게 좋았고,
가끔씩 집에서 요리를 하게되면 어정쩡하게 남아버린 식자재 (규칙적으로 요리를 하진 않았기에 대부분 쓰레기행),
설겆이의 귀차늠 크리가 정말 싫었다.
살아가기 위해 어쩔수 없이 요리를 하던 내가 요리에 관심을 갖고 취미로 이것저것 해보게 된 시점이 언제일까
생각해보면 약 6여년전 결혼생활을 시작 하고 나서부터인듯하다. 그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첫번째, '나는 술을 좋아한다'
그러나 결혼을 하게되면서 밖에서 술먹는 빈도가 많이 줄어들게 되었고, 그 줄어는 빈도수를 채우기 위해 와이프와 함께 이것저것 안주를 만들어서 집에서 먹게 되었다. (술먹는 빈도는 밖에서만 줄었다 이말이야/ 알콜보존의 법칙)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안주가 무조건 맛있어야 술이 맛있다! 집에서 먹는다고 대충 해서 먹을쏘냐, 자연스레 이것저것 안주 요리를 찾아보고 하게 되면서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두번째, '나는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 집안은 생각해보면 약간 대식가집안이다. 어려서 모여살 때를 생각해보면 가족들 모두 먹는걸 즐기며 먹는 양도 많았고, 그래서 항상 내동생과 먹을껄로 다투곤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다보니 가족 중 가까이 살던 친이모가 종종 오셔서 요리 및 반찬을 해주셨는데 음식솜씨가 너무 좋으셔서 어릴 때부터 맛있는 요리에 대한 기준이 높았던 거 같고, 더욱이나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면서 외식을 많이 했었는데, 직업상 맛있는 음식점들을 많이 방문할 기회가 있어, 맛있는 음식에 대한 기준이 명확했던거 같다. 이렇게 나의 유년시절을 보내고 성장하다보니 먹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나에게 차지하는 부분은 큰 부분이며, 이를 통해 행복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해소 하는 수단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밖에서 많이 먹으려면 일단 돈이 많이 든다, 물론 집에서 먹더라도 이것저것 따지고 보면 적은 비용이 드는건 아니지만 확실히 밖에서 먹는 것보다 더 좋은 식자재로 많이 먹을 수 있다. 단 여기에는 맛있게 요리를 할줄알아야한다는 전제조건이 성립한다. 고로 맛있는 음식을 더많이 먹기 위해 요리를 하는 행위에 더욱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세번째, '요리를 할땐 잡생각이 나지않는다'
서울에서 살아가고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이래저래 스트레스 받는 일들이 많다.
지방에서 살았던 나에게 서울이란 곳은 어릴 때는 마냥 동경의 장소였지만, 나이를 먹고 가정을 꾸린 시점에서는 사소한것 부터 큰 것까지 스트레스를 받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항상 무언가에 대한 고민, 걱정, 우려 등의 생각을 쉴새없이 하며 살고 있는 나에게 요리는 이런 스트레스들로 부터 나를 해방시켜주는 하나의 탈출구 역할을 했다. 요리를 할 때는 오롯이 그 레시피와 행위에 집중 하다보니 잡생각이 들지않고, 머리를 비워줘서 참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는 것 같다.
네번째, '누군가 나의 요리를 맛있게 먹어줄 사람이 생겼다'
사실 이게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내가 전문 요리사도 아니고 단지 취미로 이것저것 하는 사람이지만 결국 요리를 하게되는 가장 큰 이유는 맛있게 먹어 줄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결혼을 하게 되면서 평상시 음식은 와이프가 하는 편이지만, 주말이나 휴일에는 종종 내가 요리를 하는데 내가 한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은 없는 것 같다. 지금은 같이 못먹지만 더 크면 함께 먹을 수 있는 우리 아들내미도 언젠간 아빠가 해주는 요리가 제일 맛있어라고 해준다면 기쁨이 더 배가 되지않을까.
이런 저런 연유로 요리에 대해 취미를 갖게 된 나는 지금도 시간이 나거나 기회가 될때 요리를 하곤하며,
일반적인 남자들의 취미생활에 대해 별다른 소유욕이 없는 나지만 주방용품이나, 주방가전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큼 소유욕을 갖고 있는 유부남자가 되어버렸다.
비록 내가 전문적으로 요리를 배워보거나 전문적인 지식, 큰 소질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이 블로그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영위하기 위해 시간을 쏟는 이 행위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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